BluOS에 애플 뮤직이 들어왔습니다만, 기대와는 다릅니다.
BluOS가 애플 뮤직 직접 재생을 지원하지만 음원은 AAC 256kbps 손실 압축으로 제공됩니다. 편리해진 멀티룸 재생과 MusicKit의 무손실 제한, 하이파이 스트리머에 남은 아쉬움을 짚습니다.

블루사운드의 플랫폼 BluOS가 드디어 애플 뮤직 직접 재생에 대응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긴 합니다만 조금만 더 따져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저도 처음엔 무손실까지 풀린 줄 알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만큼 실망도 크네요.
애플 뮤직 직접 재생과 멀티룸 지원
먼저 공식 발표 내용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캐나다 렌브룩 미디어 그룹의 BluOS가 10월 2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BluOS Controller 앱 안에서 애플 뮤직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플레이어 본체가 애플 뮤직 서버에서 직접 스트림을 받아 재생합니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에어플레이 2로 쏴 주는 방식뿐이었는데 이제 폰은 리모컨 역할만 하게 되는 것이죠.
재생 중에 전화가 와도, 폰 배터리가 떨어져도, 집을 나서도 음악은 계속 나옵니다. 멀티룸도 그대로 연동돼서 거실과 주방에서 같은 곡을 동기 재생하거나 방마다 다른 곡을 틀 수도 있고요. 대응 범위는 블루사운드 자사 제품뿐 아니라 NAD 일렉트로닉스, PSB 스피커스, 사이러스 오디오, 달리, 모니터 오디오의 BluOS 탑재 기기까지 10월 중 무료 펌웨어 업데이트로 제공됩니다. 에어플레이 2도 기존대로 남아 있고요.
무손실 대신 AAC 256kbps
그런데 발표문을 아무리 읽어 봐도 음질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코덱도, 비트레이트도, 무손실이라는 단어도 없어요. 아마 발표를 확인한 다른 리뷰어들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졌을 겁니다. 그리고 이 의문에 답을 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르코 오디오의 존 다르코가 블루사운드 영국 홍보팀에 이메일로 두 가지를 물었다고 해요. 애플 뮤직의 고음질 무손실 티어를 스트리밍하는지, 최소한 CD 음질이라도 무손실로 재생하는지인데 돌아온 답은 둘 다 "아니다"랍니다. 블루사운드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구현은 더 넓은 서드파티 개발자 커뮤니티에 제공되는 것과 같은 툴킷을 사용합니다. 현재 이 툴킷은 손실 압축 버전의 오디오를 제공합니다."

말로만 확인한 게 아니라 실측도 이어졌습니다. 다르코가 직접 자택의 POWERNODE를 업데이트해 애플 뮤직을 재생해 보니 BluOS 앱 재생 화면에서 포맷을 확인할 수 있었고 표시는 AAC 256kbps였다고 합니다. 초기 사용자들의 보고도 같은 방향이에요. 이쿠스틱스에 따르면 업데이트한 소유주 여럿이 재생 정보 화면에서 AAC 약 256kbps 표시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MusicKit의 제한과 예외
여기서 툴킷 얘기를 조금 더 풀어 보겠습니다. 애플은 자사 서비스를 외부 앱이나 기기에서 쓸 수 있도록 개발 도구 상자 같은 것을 공개해 두었는데 이게 MusicKit이라는 툴킷입니다. 문제는 애플이 이 상자를 통해 건네주는 음원이 AAC 256kbps 손실 압축까지라는 점이에요. 무손실 음원인 ALAC 스트림은 애플이 자사 앱과 특별히 계약한 파트너에게만 열어 두고 일반 개발자에게 나눠 주는 상자에는 넣어 두지 않은 것이죠.
그러니 이건 블루사운드의 기술력 문제가 아닙니다. BluOS 플레이어들은 원래 24bit/192kHz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기들이니까요. 같은 툴킷을 쓰는 다른 서드파티 클라이언트, 이를테면 데스크톱용 Cider의 개발자들도 오래전부터 같은 제한을 지적해 왔고요. 다르코 기사의 제목이 "Blame Apple", 애플을 탓하라는 것이었던 이유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소노스가 대표적이에요. 소노스는 애플 뮤직이 출시된 직후인 2015년부터 서드파티 중 유일하게 네이티브 통합을 받아 온, 말하자면 특별 대우를 받는 파트너입니다. 다만 그 소노스조차 처음부터 다 받았던 건 아닙니다. 돌비 애트모스 음악은 2023년 3월에야 붙었고 무손실 재생은 2024년 5월 펌웨어 업데이트로 추가됐으며, 그나마도 소노스 시스템의 한계로 최대 24bit/48kHz까지만 받습니다. 이건 애플보다는 소노스의 사정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Lysoniq처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안에서 도는 앱이 고음질, 무손실을 DAC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재생이 애플 기기 내부의 재생 엔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애플 하드웨어 안쪽에서 재생이 일어나거나 애플과 별도 계약을 맺은 경우가 아니라면 여전히 그 밖의 길은 아직 AAC까지만 열려 있습니다.

직접 재생의 편리함과 남은 아쉬움
물론 직접 재생 자체의 편리함까지 깎아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폰 없이 앱 하나로 집 안 모든 방에서 애플 뮤직이 나온다는 건 일상적인 사용에서 분명히 큰 변화예요. 무손실로 듣고 싶을 때는 소스에 따라 CD 음질 무손실이 가능하다는 맥에서의 에어플레이 같은 우회로도 남아 있고요. 다만 지금 시대에 스마트폰이 아닌, 블루투스 송수신기가 아닌 하이파이 스트리머를 사는 이유는 하나죠. 음질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업데이트는 따지고 보면 실속은 그리 없는 업데이트라 하겠습니다.
애플이 앞으로 이 툴킷에 무손실을 열어 줄지 아니면 스포티파이 커넥트 같은 전용 프로그램으로 파트너를 넓혀 갈지, 개인적으로는 그쪽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1억 곡이 넘는 카탈로그가 이미 집 안 스피커까지 들어와 있으니 남은 건 애플의 결정 딱 하나뿐인데... 아마 또 몇 년 걸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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