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천변풍경 청음실 방문기: LP와 아날로그 시스템
고양시 천변풍경에서 LP 컬렉션과 아날로그 시스템을 함께 들었습니다. 음반 해설, 바쿤·B&W 매칭, 모노 카트리지로 들은 음악의 인상을 전합니다.

고양시에 위치한 천변풍경에 다녀왔습니다. 안나푸르나 출판사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청음실 겸 사무실입니다. 이름처럼 바로 앞에 향동천이 흐르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일본의 작은 서점 같은 느낌도 드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오디오쟁이들(혹은 음반쟁이들)의 눈이 휘둥그레 떠지는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LP 컬렉션과 음반 해설

보통 청음실에 가면 정면의 오디오에 가장 먼저 시선이 집중되는데 이곳은 오디오를 둘러싸고 빼곡하게 꽂혀 있는 수많은 LP들이 압도적입니다. 이 정도는 모아야 LP 수집가구나 싶은.. 그래서 엄두가 잘 안 나는 그런 곳입니다. 대표님께서 수십 년 동안 한 장 한 장 골라서 모은 앨범들이라는데, 단순히 양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놀라웠습니다.
청음회를 가장한 LP 강연 시간 동안 다양하고 귀한 음반들을 참 많이 듣고 왔습니다. 제법 오랜 시간임에도 대표님께서 하나의 테마로 끊임 없이 설명해 주시고, 또 거기에 찰떡 같이 잘 맞는 앨범을 선별해서 들려 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청음 공간과 오디오 매칭
이날은 직접 보진 못했지만 천장과 사이드에 설치된 스피커들을 통해 리얼 애트모스 시연도 가능한 곳이더군요. 이런 분위기에서는 무슨 영화를 봐야 잘 어울릴까.. 마침 또 화양연화 포스터가 있던데, 딱이겠네요.
다른 곳에서 들어 보기 어려운 바쿤 포노, 프리와 B&W 스피커의 매칭도 인상깊었습니다. 적당한 음악성과 함께 밸런스를 놓지 않는, 대표님 취향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들을 만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잠시 들었던 프로악도 왜 저볼륨에서 프로악 스피커가 탁월한지 수긍이 됐고요. 전문 숍 청음실에서 느끼기 어려운, 잘 정돈된 개인 청음실의 장점이 무엇인지 들려 주는 곳이었습니다.
모노 카트리지와 아날로그 시스템


MC, MM, 모노 카트리지 각각을 바꾸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게 세팅한 두 대의 턴테이블과 릴데크, 과하지 않지만 전혀 모자람이 없는 아날로그 시스템들로 구성됐습니다. 딱 한 곡 들었던 모노 앨범도 정말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지 느낌이 색달랐습니다. 역시 모노는 모노 카트리지로 들었을 때 그 맛이 확 살아나는, 마치 흑백 사진을 흑백 전용 카메라로 틀어야 진가가 발휘되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에 연달아 들었던 시티팝 곡들도 참 잘 어울리더군요. 그 시대 그대로 재현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90년대 이전 곡들을 주력으로 하는 오디오파일들에게 LP는 어떻게든 탐이 날 수밖에 없는 매체인 것 같습니다. 다만 2000년대 앨범을 주로 듣는다면 또 그 시대에 맞는 매체를 주력으로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듯하고요. 또 지금 시점에서 과거의 명반을 LP로 수집한다는 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ㅎㅎ
덕분에 조금이나마 LP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관련해서 이달 말에 열리는 레코드페어에 맞춰 대표님께서 집필하신 LP 관련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날 듣지 못한 이야기는 책으로 접해 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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