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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링 다크스페이스 MG200
2026-05-16 · EARPHONE

샨링 다크스페이스 MG200

세미 오픈형 이어폰의 바람이 분다

2000년대 이전에 학창 시절을 보낸 분들은 오픈형 이어폰에 대한 추억을 하나씩은 가지고 계실 듯합니다. 제가 생각나는 것은 소니 888, 크레신 도끼 이어폰 등인데요. 당시만 해도 커널형 이어폰보다는 오픈형 이어폰이 대세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이후 이어폰에 BA 드라이버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점점 커널형 이어폰에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커널형 이어폰의 장점은 차음성입니다. 이와 동시에 소리가 바깥으로 잘 새어 나가지 않아 누음에 대한 걱정도 덜하고요. 주로 야외에서 사용하는 이어폰 사용 환경을 따져 봤을 때에도 오픈형보다는 커널형을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 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또 묘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커널형이면서도 페이스플레이트의 넓은 면적을 뚫어 두는, 소위 세미오픈형 타입의 커널형 이어폰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리뷰한 제품만 해도 하모닉엠파이어 소교, 포시 오디오 IM4가 있고, 비교적 최근에 다뤘던 TRN의 카라벨 역시 앞선 제품들보단 작지만 비교적 넓은 벤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SHANLING MG200

오늘 소개하는 샨링 다크스페이스까지, 제가 언급한 모든 세미오픈형 이어폰들은 차이파이 제품입니다. 아직까지 하이엔드급 이어폰에 적용된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세미오픈형 타입의 커널형 이어폰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제 생각에는 하이엔드 이어폰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백만 원대 이어폰이 흔치 않던 시절에는 이어폰 음감이란 본격적인 음악 감상보다는 '휴대성'에 다분히 초점을 맞춘, 야외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에 가까웠습니다. 사실 고급 포터블 헤드파이 시장이 지금처럼 대중화(라 말하기 뭐하지만), 나름의 시장을 형성하게 된 건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가의 DAP, 이어폰들이 등장하고 나름의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이제는 DAP와 이어폰이 단순히 휴대하면서 음악을 듣는 용도일 뿐 아니라 메인 음감 도구로서의 지위까지 올라왔습니다. 가격적으로도, 그리고 음질적으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에요.

굳이 이어폰으로 듣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도 음질만을 위해 이어폰으로 듣는 경우도 있겠고요. 혹자는 애초부터 이어폰으로 본격적인 음감 생활을 시작한 경우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다가 이제는 야외에서 음악을 들을 때 굳이 유선 이어폰을 챙기는 경우가 정말 적어졌죠. 무선 이어폰 또는 무선 헤드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이를 생각하면 이제 유선 이어폰은 음질을 먼저 생각하는 유저들이 선택할 만한 제품이 되었습니다.

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이어폰에 초점을 맞추는 시기라 해도 무방할 테고요. 그렇다면 예전처럼 꼭 차음 혹은 누음에 대한 생각 대신 오로지 음질적인 이득을 취할 만한 구조로 이어폰을 개발할 만합니다. 그 결과가 다소 극단적인 형태, 이런 (세미) 오픈형 타입의 커널형 이어폰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리적인 측면에서 오픈형 대비 커널형 이어폰의 장점은 저역 확보입니다. 반대로 단점은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감이고요. 커널형이 가지는 장점은 그대로 취하되, 여기에다가 기존 오픈형과 유사한 공간감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도 고급 설계와 많은 물량 투자가 아닌 비교적 단순한 구조 변경으로 가능하다면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그 결과가 다크스페이스 MG200과 같은 이어폰이겠고요.

SHANLING MG200

물론 어디까지나 구조는 구조일 뿐 그에 맞는 사운드 튜닝이 중요합니다. 10mm 직경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고성능 수지로 알려져 있는 PEEK와 폴리우레탄을 섞어서 만든 다이어프램을 사용하면서 또 드라이버 수납을 위한 별도의 챔버를 설치해 두었고, 유닛의 소재는 알루미늄을 사용했습니다. 스펙상 눈에 띄는 점이라면 1DD 구조임에도 주파수 대역이 20Hz부터 40,000Hz까지라고.. 마치 EST 등의 트위터를 달아 둔 이어폰에서 볼 법한 수치가 적혀 있네요.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리고 MG200의 경우 이제 막 발표된 제품이라 아직 소리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레딧에는 V자형 음색이라는 짧은 댓글이 달려 있긴 합니다.

고가의 제품으로 갈수록 드라이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개수가 많아지지만, 잘만 튜닝한다면 1DD가 풀레인지를 담당하는 이어폰도 충분히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 줍니다. 1DD 마니아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가격도 3만4천 엔 정도라 하니 적당한 편이고요. 이래저래 국내 출시한다면 한번 들어 보고 싶은 이어폰입니다. 기대는 되는데, 제가 아직 샨링 이어폰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막상 들으면 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ㅎ

#기사#EARPHONE#포터블오디오#샨링#MG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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