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파이어 오디오 키메라(Chimera)
괴물이 될 것인가 신화가 될 것인가
캠프파이어 오디오는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안드로메다의 성공 이후 그만한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캠프파이어 오디오 제품들은 하이엔드 이어폰 중에서도 다분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이어폰들이 주류였습니다. 소리적으로든 혹은 디자인으로든요. 그런데 이번에 발표한 키메라는 외관, 그리고 내부 구조 모두 흥미롭습니다.
먼저 말해야 할 부분, 키메라의 공식가는 $7,500입니다. 오늘자 환율로 약 1,120만 원이에요. 제품이 어떻게 나오든지 많이 팔릴 만한 가격의 제품이 아닙니다. 이미 헤드파이 쓰레드에서도 가격으로 말이 많습니다. 이 정도 하이엔드 이어폰은 수요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자주는 아니더라도 최근에는 종종 천만 원대 이어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들 사이에서 또 나름의 경쟁을 해야 하겠습니다.

유닛 재질이 정말 멋지죠. 페이스플레이트와 유닛부의 재질이 다릅니다. 유닛쪽은 내부에 사용되는 골전도 드라이버의 울림을 잘 전달하기 위해, 캠프파이어 오디오의 말을 그대로 따르면 '독특한 공명 특성'을 위해 마그네슘을 사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골전도 드라이버와의 표면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내부에 전용 챔버도 설계해 두었다고 하네요.
사실 이어폰에서의 골전도 드라이버는 예전부터 말이 많습니다. 이게 정말 '골전도 방식'이 맞는 것인지, 골전도의 효과가 있는 것인지부터 논란거리입니다. 저도 이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다만 전달 방식이 골전도 방식이 아니더라도, 소리적으로 골전도 드라이버 및 사용되는 유닛 재질의 울림이 만들어 내는 저역의 풍성한 양감과 진동처럼 느껴지는 질감, 그로 인한 스케일 확장 효과는 경험적으로 있는 편이었습니다.
카본과 황동을 사용한 다마스커스 공법으로 만들어진 물결 무늬는 확실히 고급스러운 맛이 있습니다. 거기에 측면에 마치 목공의 조인트 방식처럼 나비 모양의 키를 끼워서 조립한 부분은 동양적인 느낌도 물씬 납니다. 디자인이야 개인 취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역이라지만 일단 제 눈에는 극호에 가깝습니다.

키메라는 서로 다른 네 개 유형의 드라이버가 사용된 쿼드브리드 구성입니다. 유닛 당 9개의 드라이버가 사용됐고요. 저역은 10mm 골전도 드라이버가 담당하고 중저역은 10mm 유리 다이어프램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습니다. 중고역은 듀얼 다이어프램 BA 드라이버, 고역은 2개의 BA 드라이버, 마지막으로 초고역은 4개의 EST로 구성되어서 독특한 드라이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듀얼 다이어프램 BA 드라이버는 아직 들어 보지 못했고, 유리 DD 역시 특성이 어떻다고 말할 정도로 많이 경험하지 못해서 과연 저 조합이 어떤 중역을 만들어 낼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케이블은 자사 브랜드인 알로 오디오의 케이블로, 전체 6심 구조에 4심은 고순도 구리 선재, 2심은 구리 및 은도금 구리 하이브리드 선재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선재마다 50가닥 또는 63가닥의 얇은 선들을 리츠 구조로 엮어서 제작했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알로 오디오 케이블 자체를 커스텀 케이블로 사용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본 기억이 없는데, 이번 키메라에서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품 구성에 3.5, 4.4, USB-C 모듈러 케이블이라 명시되어 있어서 아마 단자 교체식으로 제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피던스는 1kHz 기준 5.5옴, 감도는 94dB로 여러모로 울리기 쉬운 타입의 이어폰은 아닙니다만 이 정도급의 이어폰을 사용하려는 유저라면 아마 대체로 고품질의 DAP 혹은 앰프와 함께 사용할 테니 그리 문제는 아닐 겁니다. 주파수 대역은 5Hz에서 20kHz까지입니다.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EST를 사용하면서도 고역 스펙이 20kHz로 제한되어 있는 것도 조금 의외입니다.
키메라는 여러 동물들의 특징을 한 몸에 가진 신화 속 괴물이죠.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유형의 드라이버를, 그것도 흔히 사용하지 않는 드라이버를 잔뜩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 몸처럼 잘 어우러지느냐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을 만들면서 설마 드라이버 사이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지는 않았을 테고요. 또 어떤 괴물 같은 이어폰이 등장할지 관심이 갑니다. 아, 관심만 갑니다. 천만 원의 압박.
캠프파이어 오디오 키메라는 5월 16일부터 공홈에서 판매를 시작하고요. 제품 배송은 6월 초 예상입니다. 과연 국내에도 들어올지.. 만약 들어오게 된다면 아마 올해 저희 쇼에서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슬쩍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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