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dio First Designs Cadentia 3
측정치가 심상치 않은 DIY 스피커

우연찮게 커뮤니티에서 키트 형식으로 판매되는 스피커 소식을 접했습니다. 요즘처럼 인클로저 소재부터 내부 디자인까지 3D 툴을 사용해서 정교하게 가공, 제작하는 시대에 언뜻 공방 제작 스피커를 연상케 하는 평범한 궤짝형 스피커여서 처음에는 만드는 재미가 있는 스피커구나 정도로만 보고 넘겼는데, 찾아 보면 볼수록 이게 심상치가 않은 느낌이 드네요. 영국의 Audio First Designs라는, 이름부터 신뢰도가 확 생기는 브랜드의 두 번째 스피커 Cadentia 3입니다.
사진 속 순박하게 생긴 분이 브랜드 설립자 Harry Yeoung 씨랍니다. 모니터 오디오, KEF 등에서 연구 개발 엔지니어 출신으로 여느 오디오 엔지니어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취미로 오디오를 시작하며 음향 공학으로 진로를 결정, 하이파이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은 뒤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한 경우입니다.
카덴티아3는 오디오 퍼스트 디자인의 두 번째 스피커입니다. 첫 번째 제품은 소형 북셸프 타입인 피델리아라는 스피커인데, 이 스피커 역시 DIY 키트 형태로 판매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반응이 상당히 좋았답니다. 덕분에 보다 대형기인 카덴티아3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 역시 현재 1차 제작분은 모두 판매된 상황입니다. 이미 해외에는 제품을 받아서 제작한 유저들의 평이 올라오는 중인데 당연히(?) 평이 상당히 좋습니다.

카덴티아3는 한쪽 당 약 21kg의 제법 큰 궤짝형 3웨이 스피커입니다. 1.1인치 트위터, 4.5인치 미드 드라이버, 9인치 우퍼 구성이고요.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각각 430Hz, 2,000Hz입니다. 트위터와 미드는 TPCD 다이어프램이 사용됐는데, 이건 최근 헤드파이 유저들에게도 소개된 적이 있는 다이어프램입니다. HEDD의 첫 번째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인 D1에서 사용된 그 다이어프램인데요.
스웨덴의 컴포짓 사운드에서 제작하는 것으로 원래는 F1이나 항공 우주 쪽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소재를 오디오로 가져 온 것이라 합니다. 이미 퍼리슨, 스캔스픽을 비롯한 여러 하이파이 브랜드에서도 사용 중이고요. 이전에 D1 리뷰 준비하면서 찾아 봤던 드라이버가 여기에서도 보여서 은근히 반갑기도 하고, 또 당시 드라이버 성능이 인상깊었기 때문에 더 기대도 되고 그렇습니다.

이런 수작업(?) 형식의 스피커의 경우 당연히 소리 자체야 잘 나고 귀로 듣기에 훌륭한 경우도 많지만, 과연 기존의 대형 하이파이 브랜드에서 제조하는 기성품들처럼 측정 스펙도 준수할지 걱정이 좀 됩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스피커 측정 관련해서 유명한 채널인 Erin 사이트의 결과물을 보면, 오히려 여느 하이파이 제품들보다 측정 결과가 더 훌륭합니다.
저역은 45Hz 정도까지는 무리 없이 재생되는 수준에, 정축 및 반사 그래프도 전 대역에 걸쳐서 상당히 예쁘게 그려지고요. 수평, 수직 지향성 역시 잘 만들어진 스피커의 모습입니다. 덕분에 에린의 마지막 평가도 가격 대비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스펙이 다가 아니라지만 해당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스피커들 중 제가 실제로 들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았던 스피커들과 평가 점수가 대체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신뢰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카덴티아3는 DIT 키트와 완제품 두 가지 방식으로 판매 중입니다. 가격은 당연히 키트 형태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요. 사실 목공 도구만 갖추고 있다면 조립 자체는 레고 수준이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입니다. 물론 평소 목공에 전혀 관심이 없던 분이라면 진입 장벽이 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저한테는 딱 재미있을 만한 그 정도로 보입니다.ㅎㅎ
제품 국내에서도 카덴티아3가 수입되고 있더군요. 키트 기준으로는 590만 원, 완제품은 천만 원이 조금 넘는 듯합니다. AFD 홈페이지의 리테일 가격이 키트 기준 2,980파운드이니 국내가도 적당한 가격으로 잡혀 있습니다. 청음실도 있다고 하니 조만간 한번 방문해서 들어 볼까 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제 환경에서는 사이즈가 살짝 애매한 편이에요. 방에 두고 사용하자니 사이즈가 좀 크고, 그렇다고 작업실에 놓고 사용하기에는 저역 하한이 살짝 아쉽습니다. 만약 들인다면 서브우퍼와 함께 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겠네요.
며칠 전 열렸던 AXPONA 때에도 재미있어 보이는 스피커들이 몇몇 보이고, 참 끝도 없이 눈길이 가는 제품들이 나오니 끊을 수가 없는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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