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블 오디오 루반(Lu Ban)
이번엔 중국 시장을 노린 것인가
위자드 아트로 유명한 노블 오디오에서 '루반'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어폰을 발표했습니다. 루반은 고대 중국의 목공이자 석공 장인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라 합니다. 목공 쪽에서는 이 분의 이름을 딴 브랜드도 보이고, 중국에서는 건설업의 신으로 추앙받기도 한다더군요.
왜 하필 루반일까, 이번 이어폰의 컨셉이 '목재' 및 다른 소재의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하우징이 독특합니다. 페이스플레이트 쪽만 보면 전체 목재 하우징처럼 보이다가도 측면을 보면 또 다른 소재가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플레이트 및 측면 일부는 단단하면서도 무늬가 화려한 코코볼로 목재를 사용했고, 케이블 단자부와 노즐부를 포함한 일부에는 레진을 사용했습니다. 구조적으로 정교한 설계를 요하는 쪽에는 3D 프린터를 활용하기 좋은 레진을 쓰면서 나머지 부분은 제품 컨셉, 그리고 울림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조합의 유닛이 완성됐습니다.

단순 하우징에 목재를 좀 썼다 해서 네이밍까지 가져오는 건 조금 부족해 보인다 싶죠. 루반은 세 개의 드라이버가 사용되는데, 그 중에서 저역을 밤당하는 10mm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다이어프램에도 목재가 사용됐습니다. 자세한 드라이버 단독 사진을 좀 봤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직 올라온 게 없는 것 같고요. 올라와 있는 사진만으로 확인되는 것은 다이어프램 중앙부에는 독특한 패턴이 새켜진 얇은 목재를 설치해 두고 에지 부분으로 금속 소재를 결합시킨 것처럼 보입니다. 노블에서는 우드 다이어프램에 새겨진 무늬를 '콘센트릭 서클 패턴'이라 부르네요. 목재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은 살리면서 왜곡은 줄이기 위한 설계라는데, 언뜻 JVC의 우드 돔 드라이버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두 개의 '마이크로 플라나 드라이버'를 더해서 완성했다는데, 플라나면 플라나지 마이크로 플라나는 또 무엇인지.. 이름만 다른 건지 드라이버도 뭔가 구조적으로 다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왕 새롭게 개발한 거면 좀 시원하게 설명도 해 줬으면 좋겠는데요.

이제는 이어폰 카테고리도 올라갈 만큼 거진 다 올라간 느낌이 들긴 합니다. 가격적으로도 정말 특별한 한정판의 개념이 아닌 이상 심리적인 마지노선을 이미 뚫은 듯하고, 기술 개발에도 예전처럼 전에 없던 드라이버를 추가하는 것도 힘들어 보이고요. 기존의 틀 안에서 변화를 통한 개선, 혹은 기존과 다른 맛을 내는 식의 제품 개발이 자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중저가 브랜드야 조금씩 가격을 올려 가면서 고급화 전략을 사용한다지만 이미 저 위에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고민이 많을 듯하네요.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가 이번 루반으로 보이고요.
노블에서 이전에는 '쇼군'으로 일본 시장을 노린 제품이 나왔고, 이번에 '루반'으로 중국 시장을 노렸으니 다음에는 어떻게 한국 타겟 제품도 하나 내 주려나요? 쇼군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에선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이어폰이었지만 루반은 일단 진입 장벽 자체는 그리 높진 않아 보입니다. 가격도 노블치고는 고가는 아니에요. 10,680 홍콩 달러, 오늘자 환율로 약 200만 원입니다. 국내에 여전히 노블 팬들이 있는 만큼, 제품만 괜찮다면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 법한 이어폰 같습니다. 그나저나 사진을 잘 찍는 건지, 마감 하나는 언제 봐도 참 기깔나게 뽑는 노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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