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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 코퍼(Dragonfly Copper)
2026-06-05 · USB DAC

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 코퍼(Dragonfly Copper)

포기한 거 아니었어?

오디오퀘스트에서 드래곤플라이가 처음 나왔던 시절만 하더라도 이처럼 작고 간편한 휴대용 DAC/AMP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이후 후속기인 레드, 코발트로 갈수록 점점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요. 드래곤플라이는 소리적으로 발전했을지라도 기능적으로는 제자리, 더군다나 가격적인 메리트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코발트 이후 오디오퀘스트에서 후속작이 나오긴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오네요. 이번 하이엔드 비엔나 2026에서 드래곤플라이 코퍼가 등장했습니다. 다만 이전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생김새는 거의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리고 기능 또한.. 네. 좋게 말하자면 한결같습니다. 과연 현 시점에서 드래곤플라이 코퍼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일단 기사에 적힌 스펙부터 보시죠.

이전 제품과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칩셋이라 합니다. ESS사의 ES9218 칩셋을 사용한 덕분에 출력은 2.1V로 유지하면서도 전류를 25% 적게 소모한답니다. 보통 스마트폰 또는 패드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이런 유형의 제품들은 배터리 효율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대체로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하나는 배터리는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의 성능을 뽑아내려 하는 경우, 다른 한쪽은 효율성에 신경 써서 포터블 용도에 최적화하는 경우입니다. 앞쪽이 아닌 이상 배터리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아마 발열 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테고요.

AudioQuest DragonFly Copper

다음으로는 이름에서 드러나는 섀시 재질입니다. 이번 모델은 섀시에 구리 도금 처리를 해서 RF 노이즈를 줄였다고 합니다. 확실히 스마트폰과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USB DAC은 RF 노이즈에 취약합니다. 가령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때 간헐적으로 노이즈가 들리는 제품들도 제법 있는 편이고요. 문제는 이런 노이즈가 섀시를 통해 전달되기도 하지만 기기와 직접 연결되는 단자를 통해 유입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번 구리 도금 섀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실제로 사용해 보면서 검증이 필요할 듯합니다.

전작 대비 개선된 두 가지 모두 유의미한 발전일 수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뭔가 좀 부족합니다. 일단 왜 아직까지도 USB-A 단자를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패드 혹은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염두에 둔다면 C 타입 단자가 직결이 가능할 테고요.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에 스마트폰 아래 길게 튀어나오는 것이 불편하다면 차라리 수단자가 아닌 암단자를 사용하고 미니 케이블을 동봉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아요.

AudioQuest DragonFly Copper

드래곤플라이 코퍼의 최대 PCM 재생 스펙도 24/96으로 제한적입니다. 물론 실제 음악 감상 환경에서 24/96 이상의 음원을 들을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유저들이 체감하기에 스펙 상 24/192 또는 그 이상 음원 재생을 지원하는 것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4.4 밸런스 출력 없이 3.5 싱글 출력만을 지원하는 것도 경쟁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아쉽습니다.

이에 대해 오디오퀘스트에서는 24/96까지 지원하는 풀 스피드 USB가 그 이상의 대역을 지원하는 하이 스피드 USB 대비 확실히 적은 전력을 요하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라고 답합니다. 전력 소비, 발열, 노이즈 등을 따졌을 때에 보다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음.. 판단이 옳은지는 출시 후 유저들의 선택을 보면 알겠죠.

어찌 되었든 오디오퀘스트는 하이엔드급 케이블 제조사입니다.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소리의 등급을 정확하게 구분지어서 제조하는 프로급 기술력은 이견이 없습니다. 브랜드 자체를 생각한다면 이번 드래곤플라이 코퍼에 붙은 $250라는 가격표가 그리 비싼 것은 아닙니다만, 비슷한 가격대의 USB DAC들과 함께 두었을 때 과연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 일단 밝혀진 부분들만으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큽니다. 물론 오랜만에 칼을 갈고 만든 제품답게 소리 면에서 확 올라갔다면야 24/96, 3.5 싱글이 무슨 문제가 되겠냐만은요.

#기사#USB DAC#포터블오디오#오디오퀘스트#드래곤플라이 코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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