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de Audio Atom
3D 프린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만드는 하이파이 스피커
2018년에 설립된 노드 오디오는 영국 캠브리지를 기반으로 산업 디자이너인 애슐리 메이와 데이비드 에반스가 운영 중인 하이파이 브랜드입니다. 노드(Node)라는 명칭이 오디오 쪽에서 꽤나 유명한 블루 사운드의 스트리머 모델명으로, 또 아톰(Atom)은 전통의 오디오 브랜드 네임의 최근 주력 라인업명으로 사용되다 보니 언뜻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국내에는 아직 수입된 적이 없는 걸로 압니다.
노드 오디오의 독특한 점은 오디오 설계 및 제작에서 3D 프린터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들어 여러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3D 프린터의 사용이 유별나게 언급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만, 아마 이 정도로 적극적으로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하이파이 브랜드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의 첫 번째 스피커인 하일리사(HYLIXA)에는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스피커'라는 수식어까지 달렸으니까요. 브랜드에 대한 정보 확인을 위해 국내 사이트 검색을 해 보면 국내에서는 오디오쪽 기사는 없고 3D 프린터 관련 기사가 대부분일 정도입니다.

작년에 노드 오디오에서 오랜만에 새로운 스피커 라인업을 발표했습니다. 그것이 오늘 소개해 드릴 아톰입니다. 드비알레 팬텀을 연상케 했던, 다소 독특한 디자인의 지난 하일리사와 달리 이번 아톰은 비교적 무난한 북셸프 및 플로어스탠딩 타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역시나 3D 프린터로 인클로저를 제작했다고 하는데, 인클로저의 구조를 보면 3D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만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긴 합니다.

아톰 스피커를 반으로 자르면 단면이 굉장히 독특한데요. 기하학적 패턴의 구조물이 마치 충진재처럼 인클로저 내부 곳곳에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노드 오디오에서는 이를 모노셀(MonoCell)이라 부르더군요. 모노셀은 직선이 하나도 없이, 곡선만으로 이루어진 자이로이드 패턴 구조물입니다. 아톰의 인클로저 곳곳에 이 모노셀이 채워지면서, 강성은 강성대로 높이되 공진은 억제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아톰 내부에는 모노셀을 제외한 그 어떤 충진재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톰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에는 MTM 구조의 드라이버 세 개만 확인되지만 아톰의 두 제품 모두 3웨이 구조의 스피커입니다. 그렇다면 우퍼가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요? 이것도 좀 특이한데요. 스피커의 상부에 천장을 바라보도록 우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퍼가 진동할 때 드라이버의 후면이 인클로저의 바닥 쪽으로 기류를 발생시키는데, 이를 인클로저 내부에 설계해 둔 나선형의 통로를 통해 둥글게 위로 끌어 올리면서 상단의 전반향 포트로 배출시키는 방식입니다. 노드 오디오에서는 이를 헬리컬 트랜스미션 라인(HTL)이라 부릅니다.
일단 자이로이드 패턴의 모노셀만 보더라도 3D 프린터가 아니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단가가 미친듯이 올라갈 게 뻔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여러 하이파이 브랜드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공진을 억제하려 노력하는데 노드 오디오의 방식은 아직까지는 독특한, 확실한 개성을 가진 방식처럼 보여서 더 눈길을 끌고요.

두 제품 중 보다 체급이 큰 플로어스탠딩 타입 아톰 650조차 이전 하일리사보다 가격이 제법 저렴해졌습니다. 노드 오디오 홈페이지 기준 하일리사 기본 모델이 34,000파운드, 아톰 650이 20,950 파운드입니다. 체급으로 보면 650이 더 비쌀 법도 한데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날까 하고 찾아보니 3D 프린터의 제조 방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하일리사의 경우 SLS를 사용했지만, 노드 오디오에서 아톰을 개발하면서 보다 경제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했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제작 단가가 많이 저렴한 FDM으로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3D 프린터에 대해 문외한이라서 또 찾아봤습니다. FDM은 쉽게 말해 가정용 3D 프린터에서도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필라멘트를 녹여 층층이 쌓아 올리는 식으로 제작하는 융합 적층 모델링을 뜻하고, SLS는 선택적 레이저 소결이라 해서 분말에 레이저를 쏴 가루를 굳히는 방식이라 합니다. SLS가 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제작이 가능하고, 완성품의 표면도 깔끔하지만 그만큼 단가가 많이 비싸고요.
아톰은 FDM을 사용해서인지 인클로저 표면을 패브릭 또는 다양한 색상의 가죽으로 마감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마감으로 패브릭은 선택하느냐 가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또 소리가 달라질 듯한세, 저라면 외관상 무조건 가죽 중 하나를 고를 것 같긴 합니다. 원래는 알루미늄 마감도 고려했지만 제조 난이도 상승 및 그로 인한 비용 문제로 인해 지금의 마감으로 결정했다네요. 전체적으로 굴곡진 인클로저 외형과 가죽이 만나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북셸프인 아톰 525와 플로어스탠딩인 아톰 650은 0.85인치 소프트톰 트위터 1개, 2인치 마그네슘 드라이버 2개를 공유하지만, 대신 아톰에는 5.25인치 우퍼가, 650에는 6.5인치 우퍼가 사용됐습니다. 제품명에 붙는 숫자가 바로 우퍼 직경을 뜻합니다. 아무래도 인클로저 내부 용적 차이가 있다 보니 여기에 맞춰 드라이버 사이즈를 골랐을 테고요. 때문에 525의 저역 하한은 34Hz, 650은 28Hz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스피커의 사이즈, 그리고 우퍼의 사이즈를 고려하면 예상보다 매우 낮은 저역까지 재생되는 편인데 이게 노드 오디오에서 말하는 HTL 덕분인가 봅니다.

노드 오디오 아톰 라인업은 다음 달에 세부적인 측정치 및 판매 계획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직 국내 수입사가 없기 때문에 아마 국내에서 제품을 만나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국내 수입사들도 관심을 가지겠죠. 우선은 이런 스피커도 있구나 정도만 알아 두고, 한번 기다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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