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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오디오 VC-E mini
2026-03-25 · VINYL

프로젝트 오디오 VC-E mini

라이트 유저를 위한 작고 가벼운 LP 클리너

LP로 음악을 즐기는 것은 대단히 불편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한때의 유행처럼 지나가나 싶었던 LP 음감의 수요가 몇 년째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LP를 즐겼던 마니아부터 굿즈의 개념을 넘어 실질적인 음감 요소로 활용하기 시작하는 입문자들까지, 시장이 크지 않아도 이제는 어느 정도 LP 음감도 다시 한 번 정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LP를 모으기 시작하면 슬슬 부담이 되는 것이 클리닝입니다. 새 LP를 비롯해서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판의 경우 대체로 턴테이블에 올려 두고 바늘을 내리기 전 브러쉬로 몇 번 표면 정리를 해 주면 듣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오랜만에 꺼낸 판들, 그리고 중고로 구입한 판들이에요. 단순 브러시질만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태의 판은 말 그대로 장작 타는 소리, 혹은 아예 바늘이 튀어 버리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장작 타는 소리를 LP 감성이라 하던데 제대로 된 음악 감상의 입장에서는 그건 아니죠. 가능하다면 깨끗한 LP로 깨끗한 소리를 듣는 것이 소리에도 또 바늘에도 좋습니다.

VC-E mini

많은 유저들이 현존하는 최고의 LP 클리너로 디그리터를 꼽습니다. 버튼 하나로 초음파 세척부터 건조까지 완전 자동으로 판을 관리해 줍니다. 실제로 세척 후 결과물도 깨끗합니다. 다만 한 가지, 가격이 부담스럽습니다. LP를 메인으로 하는 마니아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 투자할 만한 제품이 분명하지만, 1년에 몇 번 사용할 일이 없는 라이트 유저가 접근하기에는 가격대가 너무 높습니다.

매번 손으로만 관리하자니 번거롭고 또 결과물이 생각처럼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고, 그렇다고 확 올라가기도 부담될 때 선택할 만한 클리너가 진공 방식 LP 클리너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처럼 묵은 때를 싹 빼 주진 못하지만 세척 용액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관리가 가능하고, 수작업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건조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초음파 클리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다만 이제까지는 클리너 기기 자체 사이즈가 대체로 큰 편이었어요. 사이즈가 커서 그런지 어찌 보면 단순 모터 + 진공 흡입 기능의 심플한 기기임에도 그리 저렴하진 않아서, 중간에 어중간하게 낀 느낌도 들었습니다.

VC-E mini

이번에 프로젝트 오디오에서 출시한 VC-E 미니는 그런 면에서 구미가 좀 당기네요. 일단 진공 클리너치고 작고 가볍습니다. LP가 채 온전히 올라가지 않을 정도의 사이즈에 무게는 고작 2.1kg입니다. 이 정도면 청음회 같은 곳에 들고 다닐 수도 있겠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진공 방식 클리너에서 보통 보이는 상단의 흡입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VC-E 미니는 용액의 흡입구가 기기 상단 바닥부에 브러시와 함께 위치합니다. 그래서 기기 위에 판을 올렸을 때 판의 위쪽이 아니라 기기에 닿는 아래쪽이 브러시 + 흡입으로 정돈됩니다. 생각해 보니, 이 간단한 걸 왜 지금까지 굳이 암을 달아서 위에서 해결하려 했을까요?

암이 없으니 그만큼 기기의 사이즈가 줄어들고, 암을 이용해서 빨아들이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적은 힘을 들여도 비슷하게 빨아들일 수 있을 테고요. 무엇보다 기기 관리도 훨씬 간편해졌을 겁니다. 굳이 불편한 점을 찾자면 우선 판을 기기에 올린 뒤 용액을 잘 바르고, 이걸 뒤집어서 흡입을 해야 한다는 점인데, 어차피 양쪽 면을 닦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들 대비 딱 한 번만 더 판을 뒤집을 뿐입니다.

LP 고정 및 라벨 보호를 위한 클램프가 자석으로 고정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나사로 돌려서 탈착할 필요 없이 그냥 힘을 줘서 올리거나 들기만 하면 세팅도 끝입니다. 사용한 뒤에는 랙 한 켠에 보관해 두었다가 가끔 용액이 좀 모였다 싶을 때 내부의 탱크만 비워 주면 되고요. 이런 부분은 초음파 세척기에 비하면 훨씬 편하긴 합니다.

VC-E mini

프로젝트 오디오 VC-E 미니는 현재 279유로에 판매 중입니다. 오늘자 환율로는 약 48만 원입니다.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판 청소만을 위해 투자하기에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일 수 있지만 저처럼 손 많이 가는 거 싫어하면서 종종 사용할 일이 있는 유저에겐 상당히 괜찮은 클리너 같은데, 우리나라에도 수입이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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